동방신기 VS 슈퍼주니어. 어떤 사람들은 라이벌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들은 같은 소속사에 있는 가장 친한 그룹이라고도 하죠. 제겐 후자가 훨씬 더 맞습니다.
저는 슈퍼주니어 멤버이지만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연습생 때부터 10년 넘게 저와 많은 추억을 쌓은 동생들이죠.
연습생 때 같은 숙소에 살았던 윤호는 제가 머리가 길 때 함께 다니다 저를 여자로 안 자신의 짝사랑녀에게 퇴짜를 맞는 아픔(?) 아닌 아픔도 겪었죠. 하하. 만 열여섯 살에 데뷔한 창민이는 10년간 동방신기랑 함께 하며 이젠 진정한 남자가 됐고요.
이번에는 남자인 제가 봐도 멋진 두 동생을 얼마 전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만났습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그 주인공들이죠.
얘들이랑은 다 같이 연습생 때 매일 장난치고 SM 내 주간평가도 같이 보고 한 옛날부터 알 것 모를 것 다 아는 사이죠. 이 말은 저 역시 그들의 맞공에 대비해야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하하.
그렇다고 제가 어디 설렁설렁 넘어갈 사람입니까. '희철이가 간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슈퍼주니어 멤버가 만난 동방신기와 함께 하시죠. 이게 바로 원 플러스 원입니다. 하하.
-김희철: 무대 준비 중이냐? 대기실에 들어오게 해줘서 고맙다. 하하. 형, 기자된 것 알지?(이때 슈퍼주니어 멤버로부터 김희철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물론 김희철은 당당히 받았다.)
-김희철: 무대 준비 중이냐? 대기실에 들어오게 해줘서 고맙다. 하하. 형, 기자된 것 알지?(이때 슈퍼주니어 멤버로부터 김희철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물론 김희철은 당당히 받았다.)
▶최강창민: (김희철이 전화 받는 모습을 보며 인터뷰 정리 차 함께 간 기자에게) 희철이 형 이런 모습 써 줘야 돼요. 우리 인터뷰하러 온 건데 전화를? 하하. 우리 희철이 형은 어디로 튈지 모를 공 같은 사람이니 잘 좀 부탁드릴게요. (다시 김희철을 보며) 저도 지금까지 나온 '희철이가 간다' 다 봤어요.
-김희철: 꼭 인터뷰만 하러 온 건 아냐. 너희 '수리수리' 방송 무대 응원도 하러 온 거야. 왜, 못 믿겠냐?
▶유노윤호: 걸그룹들 보러 온 건 아니고요? 하하. 형이랑 인터뷰하면 재미도 있겠지만 긴장도 해야 할 것 같네요. 형은 남자다우면서도 여자들처럼 섬세한 감성도 있잖아요. 질문이 예사롭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형, 우리에겐 함께한 세월이 있으니 부드러운 질문 위주로 해 주세요. 하하.
-김희철: 나랑 추억이 많은 윤호가 그런 말을 하니 조금 약해지려고 하네. 하하. 윤호야 기억나? 나 SM 연습생 뽑히고 12년 전인가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때 숙소에 먼저 살고 있던 네가 나 데리고 숙소 가려고 청담 파출소 앞으로 왔던 것? 그 때 내가 완전 '응답하라 1994' 삼천포였지. 하하.
▶유노윤호: 당연히 기억나죠 형. 그 때 파출소 앞에 서 있던 형 데려와서 나랑 동해랑, 트랙스 제이 형이랑 이렇게 같이 숙소에 살았잖아요. 저 동방신기 데뷔하기 전까지요. 그 때 정말 재밌었는데. 오죽했으면 명절 때도 집에 갔다 숙소에 와서 놀려고 다들 일찍 올라왔겠어요. 형이 슈퍼주니어로 데뷔한 뒤 교통사고로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 저도 다리 다쳐서 그 병원에 함께 입원했잖아요. 형이랑은 참 재미난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김희철: 맞아. 데뷔 전 네 짝사랑 여자 분이 너랑 나랑 압구정 패스트푸드점에 둘이 있는 모습을 보고 나를 여자로 생각해 안됐던 일도 있었잖아. 하하. 그 때 내 머리가 길긴 했었지. 우리 숙소 생활 할 때 애들이랑 농구장에서 술래잡기 하고 '엽기적인 그녀' 보고 편지 써서 땅에 묻고 그랬잖아. 창민이랑은 예전에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만 창민이가 연습생 때부터 슈퍼주니어에서 진지한 성격인 기범이와 친하게 지낸 것 보고 괜찮다고 생각했었지.
▶최강창민: 기범이랑은 친구잖아요. 하하. 형과 윤호 형, 저 우리 셋 모두 연습생 때 일주일에 한번씩 SM 스태프와 같은 연습생들 앞에서 자체 평가 받았을 때 희철이 형은 항상 록을 불렀는데 지금도 생생해요. 하하.
-김희철: 창민이 넌 그 때 이기찬 선배님의 '감기'만 불렀잖아. 그 때 기범이가 너를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었어. 하하. 윤호는 하림 형의 '불치병'을 매번 불렀고. 나는 록을 했는데 윤호가 나를 가장 활기차게 응원해 줬지. 박수를 항상 가장 크게 쳐줬거든. 리액션은 윤호가 역시 최고였어. 하하. 윤호는 활기차기도 하지만 예의도 바르지. 나랑 별로 나이 차이도 안 나는데 연습생 때부터 한 번도 내게 끝말을 안 높인 적이 없어.
▶유노윤호: 형이니까 당연한 거죠. 저는 후배들에 제가 바라는 게 있으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제가 직접 먼저 보여주려 해요. 선후배는 당연히 친해야 하지만 거기에도 지킬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희철: 네가 왜 슈퍼주니어 시원이, 샤이니 민호와 SM 3대 교훈대장이라 불리는 줄 알겠다. 하하. 윤호는 역시 멋진 남자다. 상남자 윤호랑 이제 정말 어른이 된 창민이가 동방신기로 데뷔한 지도 벌써 10년이 됐네. 축하하고 기분은 어때?
▶유노윤호: 2003년 12월26일이 첫 방송일이었고 2004년 1월에 데뷔 싱글 '허그(Hug)'를 냈어요. 처음에는 우리가 그렇게 오래됐나 이런 생각도 들었죠. 그 다음에는 우리가 정말 많은 것을 했고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팬들을 위해 더 나은 앨범과 무대를 준비해야죠. 참, 10주년 당일 날 콘서트(SM타운 위크)를 한 팀은 아마 SM에서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기쁘고 감격스러웠어요. 형들(슈퍼주니어)도 10주년 얼마 안 남았잖아요?
-김희철: 그러네? 우리도 내년이면 10주년이 되는구나. 멤버들끼리 대놓고 싸우는 우리가 벌써 10주년을 앞두다니. 하하. 방금도 말했지만 슈퍼주니어는 멤버들끼리 싸울 때는 막 싸우고 풀 때는 확 푸는 성격들이잖아. 서로 감정을 쌓아두지 않고 그 때 그 때 풀었던 게 10년 가까이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 동방신기는 어때?
▶최강창민: 사실 자유분방한 형을 포함해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그런 면을 부러워도 했어요. 대놓고 싸우고 풀고 하는. 우리는 그러지는 않거든요. 대신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해요. 작년에 윤호 형과 일본 투어를 둘이 돌면서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며 더 끈끈해졌죠. 오랫동안 함께 하다 보니 의견을 낼 때도 서로에게 말을 해야 할 때와 가만있어야 할 때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유노윤호: 이젠 창민이랑은 서로에 대한 적정선을 너무 잘 알게 돼 훨씬 편해졌고 다툴 일도 거의 없어요. 서로 성격을 잘 아니 일 할 때 의견 조율하기도 쉽고 결과물들도 빨리 나오는 편이죠. 우리는 싸우면 안돼요. 슈퍼주니어는 멤버 중 두 명이 다퉈도 다른 많은 멤버들이 중재를 하지만 우리는 둘이라 싸우면 화해시킬 사람도 없어요. 하하.
-김희철: 맞아. 그렇겠네. 우리는 다툰 멤버들이 있으면 나머지 동료 멤버들이 '술 한 잔 하자, 게임이나 하자'라며 같이 데리고 나가 조용히 화해 자리를 마련해 주거든. 너희 둘은 더 애틋하겠다.
▶최강창민: 형이 시원이 형(슈퍼주니어 최시원)과만 듀엣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형이 여러 명이 함께하는 슈퍼주니어 그룹 멤버로 시원이 형을 편하게 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거예요. 둘이 하면 서로 더 많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 윤호 형에게 고마워요.
-김희철: 동방신기는 정말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팀이잖아. 멋있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친근한 느낌의 우리와는 색깔이 완전 다르기도 하고. 계속 멋있어야 한다는데 부담감은 없어?
▶최강창민: 부담감은 있죠. 항상 멋있는 것을 했던 우리가 훗날 체력이 떨어져 무대에서 멋있는 것을 해도 팬들이 예전과 같이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고, 어떤 분들은 '얘네는 만날 멋있는 것만 하려고 하네'라고 할 수도 있겠죠. 앞으로는 조금씩 재미난 모습도 보여드리려고 해요. 이런 생각을 하면 여전히 시도할 게 많다는 생각에 신이 나요. 물론 우리가 재미난 것을 해도 슈퍼주니어처럼은 아닌 우리만의 특징을 살려서 할 거예요.
▶유노윤호: 지난 10년 간 한국과 일본 등에서 콘서트를 많이 하며 멋있는 무대를 많이 보여 드린 것 같아요. 하지만 재밌는 것은 자주 못해서 앞으로는 이 부분에도 신경을 쓸 거예요. 올해는 10주년이란 핑계 아닌 핑계도 생겨 재밌는 무대를 보여 드려도 될 것 같아요. 하하. 창민이도 이야기 했지만 우리만의 멋짐은 지키면서 재미난 것도 선보일 거예요. 멋짐과 재미남을 다 보여드릴 수 있는 동방신기만의 브랜드쇼를 만들고 싶어요.
-김희철: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 갑자기 윤호가 슈퍼주니어처럼 여장을 하고 선미의 '보름달'을 부르면 이상하겠다. 하하. 조금씩 변하는 게 동방신기한테는 맞는 것 같아. 참, 얼마 전 일본에서 낸 새 앨범이 또 오리콘 차트 1위를 했잖아. 나는 동방신기는 다른 한류 팀들과 다르다고 생각해. 너넨 일본에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하며 차근차근 올라와 정상에 섰잖아. 대단해.
▶유노윤호: 일본 등 다른 어떤 나라로 진출하기로 했으면 현지화 전략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와서 노래 한 번 하고 다시 나가는 외국가수와, 계속 활동하는 외국가수가 있다면 느낌이 많이 다르겠죠? 저희 역시 기왕 일본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곳에서 끝장을 봐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어도 열심히 배우고 작은 곳에서부터 공연을 시작했죠. 지금은 많은 분들이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감사해요.
-김희철: 데뷔 만 10년째니 이제 대기실에 인사하러 오는 후배들도 많아졌겠다. 그때 무슨 말 해줘?
▶최강창민: 윤호 형이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요. 저는 웃으면서 다 잘 받아는 주는 편이고요.
▶유노윤호: 우리는 기본적으로 컴백을 하면 우리가 후배들 대기실을 직접 먼저 찾아가 인사하며 CD를 돌려요. 가수들끼리 서로 인사하며 살자는 뜻도 있지만, 후배들이 우리 대기실도 언제든 부담 없이 찾아오라는 저만의 메시지도 있어요. 선배님들을 보면 대기실에 홀로 계실 때가 많은데 후배로서 죄송하고 아쉽더라고요. 요즘은 많은 팀들이 신곡 활동을 예전보다 짧게 해서 그런지 어느 때는 선후배 사이를 단순히 경쟁 관계로만 보는 경우도 있고요. 후배들이 선배들에도 먼저 다가서 줬으면 좋겠어요. 가수들은 한 번 보고 안 볼 사이가 아니잖아요.
-김희철: 창민이는 열여섯 살에 데뷔했으니 나이 어린 후배들을 보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아.
▶최강창민: 제 경험에 비춰보면 너무 잘 해야하고 인기를 얻어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지 말고 하루하루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철도 억지로 일찍 들으려 하지 말고요. 저도 이런 면을 나중에 깨달았는데 좀 더 일찍 알았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아요. 하하.
-김희철: 후배들에 바라고 싶은 건 뭐야?
▶유노윤호: 모든 회사들이 시스템이 좋아지면서 데뷔 전부터 춤 노래 레슨을 확실히 잘 받아 신인들도 무대에서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자유분방함과 개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 처음에는 좀 어색해도 좋으니 무대에서 멋있든 재밌든 자신들만의 색깔을 확실히 냈으면 좋겠어요.
-김희철: 그 면은 나도 똑같이 느끼고 있어.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후배들은 많은데 무대에서 여유 등은 없어진 것 같아. 신화 (이)민우 형 무대를 보면 춤도 별로 안 추는 것 같은 데 정말 카리스마가 있고 멋있잖아. 다른 나라에는 괴짜가수들도 많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그런 개성 강한 가수들이 나왔으면 좋겠어.
내가 예전에 너희 동방신기가 부러운 것은 멤버가 많은 슈퍼주니어보다 정산할 때 많이 가져가는 거라고 했잖아. 아직도 그건 부럽기는 하지만 오늘은 더 깊어진 둘 사이도 부럽네. 우리 슈퍼주니어는 멤버가 많아 그 폭이 훨씬 넓지만. 하하. '허그'를 불렀던 윤호와 창민이가 이제 정말 어른이 됐구나. 올해 남은 계획은 어떻게 돼?
▶유노윤호: 이번 '수리수리' 리패키지 앨범 국내 활동 마무리 지은 다음 일본에서 나온 새 앨범 프로모션 한 뒤 일본 전국 투어를 돌 거예요. 이후에는 한국으로 다시 와 개인 활동을 활발히 할테니 많이 응원해 주세요. 10주년 맞은 동방신기와 올 한 해 재밌게 달려봐요. 희철이 형과 이번 인터뷰도 너무 재밌었어요. 오랜 만에 순수했던 옛날 연습생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여러분, ‘희철이가 간다’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최강창민: 저도 윤호 형과 함께 동방신기 활동 활발히 한 뒤 개인 활동도 열심히 할 거예요. 뭣 모르고 뛰다 보니 10주년을 맞이해는데 아이돌그룹을 10년 동안 했다는 게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해요. 동방신기는 앞으로도 여러분의 친구처럼 계속 갈 거예요. 아, 희철이 형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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